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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25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내한 콘서트 후기

caez 2025. 9. 15. 00:31

안녕하세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내한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후기에는 제가 직접 찍은게 아닌 사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잡설이 많아서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아래로 쭉 내려주세요.

 

아마 후기를 작성하는 지금(09.14.)쯤 2일차 오프닝 공연을 하고 있을 거 같은데 부산에서 킨텍스로 다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로 재밌게 봤습니다.

 

원래는 2024년 10월에 발매된 CHOMAKOPIA 콘서트였는데요, 한국에 차례가 돌기까지 11개월 동안 DON'T TAP THE GALSS가 발매 되면서 그 컨셉이 약해지고 셋리스트도 계속 수정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초기 CHROMAKOPIA 공연 영상에 너무 충격을 받았어서 아쉬웠지만 또 다양한 앨범을 들을 수도 있어서 나름 좋기도 했습니다.

 

칸예와 타일러의 내한 공연을 보면서 느꼈는데, 어느 정도 체급이 있는 아티스트는 히트곡 위주의 공연을 구성하는 거 같습니다. 아티스트의 본진에는 아무래도 트렌드도 빨리 돌고 하드한 팬층이 비교적 많아서 현지  콘서트를 보면 특정 앨범 수록곡만 한다던가, 편곡이나 커버곡 같은 시도를 하는 모습이 있는데요. 비영어권 국가와 특히나 아시아에서는 스트림 수가 높은 곡을 메들리 느낌으로 하고 심지어는 멘트도 최소한으로 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콘서트를 본 건 2번뿐이라 꼭 맞는 말은 아닐 수도 있어요. 근데 2번 모두 미심쩍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 대형 아티스트의 특권이랄까 노하우인 거 같아요. 아무래도 히트곡이 호응도 좋고 놀기 목적으로 온 사람은 만족도가 더 높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특정 곡의 부분이나 드러나는 아티스트의 성격이 있는 입장에서는 장단이 있는 구성인 거 같아요.

 

아무튼 일산 킨텍스에 도착을 했습니다. 확실히 타일러 공연이라 그런지 패션이 멋있는 분이 많았어요. 가기 전부터 머천샵에서 사고 싶은 아이템들을 생각하는 놀이를 혼자 했었는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IGOR 바이닐과 CHROMAKOPIA 티셔츠 중에 고르는 행복한 상상을 했습니다.

 

막상 가보니 머천샵 줄이 상당해서 혹시 입장에 늦을까봐 고민하다 일단 줄을 서봤어요. 그런데 스탭분이 뒤를 가리키면서 더 뒤에 서야 한다고 하셨어요. 알고 보니 건물 밖에 진짜 줄이 있었습니다.

 

머천을 깔끔하게 포기하고 입장 대기 줄에 섰습니다. 이 날 대기한 시간을 합치면 4시간 정도인데, 이게 입장 대기가 끝난 후에 오면 원래 자리보다 뒤에 갈 수 있어서 최소 이 정도는 대기해야 최선의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저는 R석 나구역 2305번이었는데 실제 자리는 아래 사진정도 였던 거 같아요.

그런데 공연 도중에 모쉬핏?? 같은 걸 유도하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이 앞으로 쏠려서 나중엔 더 가까워졌습니다. 공연 상 설계일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모쉬핏을 여러 번하고 결국에 상당히 가까워져서 앞에 있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파리, 텍사스라는 힙합 그룹이 오프닝 공연을 했습니다. 분명 3명이었는데... 글쓰며 검색해보니까 파리, 텍사스는 듀오고 나머지 한 분은 DJ라고 하네요? 에너지가 상당했습니다. 라이브도 잘하고 호응 유도가 능숙한 느낌? 왜 타일러가 오프닝으로 세웠는지 이해가 가는 듯 했습니다.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좋았어요.

 

파리, 텍사스가 끝나고 셋체인지에 30분이 걸렸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랬겠지만 이때가 다리 아프고 사람도 많아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곧 타일러 실물 본다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 그리고 드디어 등장하는 DTTG 3연속기

전율...

등장하자마자 무호흡 연속 라이브를 보여주는 타일러. 알고는 있었지만 라이브를 너무너무너무 잘합니다. Flower boy, Igor 이후에 스핏 스킬 의심 받았던게 말이 안되는 수준...

음악도 좋았지만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타일러의 제스쳐, 댄스 무브... 제 눈에 직접 들어온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공연하는 1시간 남짓 동안은 그 공간의 주인처럼 느껴지는 장악력과 존재감이었어요. 그 자리에 있는 수 만명이 타일러를 위해 존재하는 거 같았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수 만명씩이나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쉬어가는 중에 누가 'Tyler you're the best!'라고 외치는 걸 듣더니 스티비 원더와 큐팁이 아직 살아있다고 자기는 베스트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ㅋㅋ 타일러의 퍼렐을 향한 샤라웃은 워낙 유명하고, 에리카 바두, 샤데이를 좋아하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새로운 정보를 알아가네요. 그러다 문득 '아냐 너네(한국)가 최고야!!'라며 정정했습니다. you're the best 좌는 이 날의 MVP 였습니다.

스티비 원더가 살아 잇자나

 

오랜 투어 일정에, 그 와중에 앨범도 드랍하면서 매너리즘을 이겨내는 게 저로써는 상상도 못 할 만큼 힘든 일일 거 같습니다. 타일러가 몇 분 정도 그냥 박수 받으러 무대를 돌아다녔는데 이게 포스가 상당했습니다. 타일러도 예상치 못한 호응을 얻었는지 격양된 목소리로 오늘 공연 꽤 괜찮은데! 식의 멘트를 했습니다. 음침하게 다른 나라 콘서트도 염탐했는데, 아무데서나 하는 멘트는 아니더라구요 ㅋㅋㅋㅋ. 타일러를 향한 한국의 마음이 전해진 거 같아 괜히 뿌듯했네요.

사레들린 타일러 (See you again)

 

I hope you find your way home이 나올 때는 너무 좋으면서도 막곡이라는 직감이 들어 저도 모르게 탄식했습니다. 순수 타일러 러닝 타임이 한시간 조금 넘는 짧은 시간이었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놀아서 모두가 아쉽다고 생각했는지 타일러가 들어가고도 10~20분 정도 퇴장하는 사람 없이 크로마코피아를 연호하는 아련한 광경이 연출됐습니다. 안전이나 운영 차원에서도 다시 안 나오는게 맞았겠지만... 제가 타일러였다면 '이 정도면 한 곡 할만하지 ㅋㅋ'하고 다시 나왔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음에 또 내한이 있다면(희망) 더 가까운 자리로 예매해서 무조건 재방문할 거 같습니다.

 

타일러 외적으로는 음향에서 베이스가 지나치게 강조돼서 아쉽다는 의견을 여럿 봤습니다. 실제로 진동이 전신에 느껴질 정도(ㅋㅋ)의 베이스가 공연 내내 유지됐는데요. 타일러 특유의 음악에 숨겨놓은 장난이라고 할까요, 디테일이 가려져 아쉽기도 하지만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켜주는 역할이 있는 거 같습니다. 저는 덕분에 잘 뛰어놀았어요. 그리고 CHROMAKOPIA는 당연하지만 옛날 곡보단 최신 곡 호응이 더 좋았습니다. 모르는 곡인데 호응 편곡이 있어서 사람들이 오잉?하는 느낌도 받았구요. FLOWER BOY, IGOR의 국내 위상을 알 수 있었네요.

 

후기 작성하다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타일러가 일요일 점심으로 맘스터치를 먹고 감동해서 "월드 투어 최초 앵콜"을 해줬다는 얘긴데요. 영상을 보니 공연 중간에 몇 분동안 햄버거 먹은 썰을 풀더니 Mama's touch로 떼창 유도하고, 이거 먹으러 다시 오겠다하고 정말 예측이 안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거지만요...

 

왠지 모를 패배감을 느끼면서 긴 후기 마치겠습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좋아요와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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